다리가 붓는다고 하면 보통 혈액순환이나 하지정맥류를 먼저 떠올리지만, “간이 안 좋아서 그런 건 아닐까요”, “신장 기능이 떨어져서 붓는 건 아닐까요”라는 질문도 드물지 않게 받습니다. 특히 배가 함께 더부룩해지거나 얼굴, 손까지 붓는 느낌이 들면 다리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걱정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정맥 문제와 전신 질환으로 인한 부종은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원인과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다리 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원인
다리 부종은 정맥 기능이 떨어져 혈액이 아래쪽에 고이는 경우(정맥기능부전) 외에도, 간 기능이 저하되어 알부민 같은 혈장 단백질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하는 경우, 신장이 수분과 나트륨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경우(신증후군, 신부전 등), 갑상선 기능 저하, 심장 기능 저하 등 여러 전신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전신성 원인은 혈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수분·단백질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생기는 부종이라는 점에서 정맥기능부전과는 기전이 다릅니다.
정맥성 부종과 구분되는 단서들
정맥기능부전으로 인한 부종은 흔히 한쪽 다리에서 더 뚜렷하고,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심해지며 다리를 올리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간이나 신장 기능과 관련된 부종은 대체로 양쪽 다리에 비슷하게 나타나고, 눌렀을 때 움푹 들어간 자국이 오래 남는 경우가 많으며, 배가 부풀어 오르거나(복수), 체중이 단기간에 늘어나거나, 소변량이 줄어드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경향은 참고할 단서일 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며, 정맥질환과 전신 질환이 동시에 있는 경우도 있어 증상만으로 완전히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방법
정맥초음파(duplex ultrasound)는 서 있는 자세에서 정맥 내 혈류 방향과 역류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검사로, 정맥기능부전 여부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하게 해줍니다. 반면 간이나 신장 기능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혈액검사(알부민, 간수치, 신장 기능 지표 등)와 복부 초음파 같은 다른 분야의 검사가 필요합니다. 하지웰에서는 정맥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살펴보고, 전신 질환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으면 해당 분야 진료와 연계해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의미하는 것
정맥초음파에서 역류나 폐쇄 소견이 뚜렷하고 증상의 양상(편측성, 체위에 따른 변화 등)이 이와 일치한다면 정맥 문제가 부종의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정맥초음파가 정상에 가깝고 양측성 부종과 함께 복수나 황달, 소변량 감소 같은 증상이 있다면, 정맥보다 간이나 신장 등 전신적인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선택 가능한 방법
정맥기능부전이 확인되고 증상이 이로 설명된다면 하지정맥류 치료의 적응증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이나 신장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해당 질환에 대한 관리가 먼저 고려되어야 하며, 전신 상태와 혈액 응고 기능, 알부민 수치 등에 따라 정맥 치료의 시기나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맥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혈관 해부와 전신 상태를 함께 고려해 레이저나 초음파 유도 경화요법 등 여러 방법 중 적절한 방식을 검토하게 됩니다.
한계
정맥초음파만으로는 간이나 신장 기능을 평가할 수 없으며, 반대로 혈액검사나 복부 영상만으로는 정맥 역류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두 가지 원인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한 가지 검사만으로 전체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음 행동
다리 부종이 양쪽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거나 배가 부풀어 오르는 증상, 체중 변화가 함께 있다면, 정맥 문제인지 다른 원인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진료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