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서 있을 때 오금 쪽에 파르스름한 혈관이 비쳐 보인다며 병원을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딱히 아프지는 않은데 신경이 쓰이고, 이게 하지정맥류의 시작인지 아니면 원래 있던 혈관이 비쳐 보이는 것뿐인지 궁금해하십니다. 무릎 뒤쪽 혈관은 왜 특히 눈에 잘 띄고, 어떤 경우에 정맥초음파 검사를 고려해야 할까요.
왜 파랗게 보일까 — 가능한 원인
무릎 뒤(오금) 부위가 파랗게 비쳐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피부가 얇고 피하지방이 적은 부위라서 원래 있던 정맥이 도드라져 보이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이 경우 혈관 자체의 기능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반면 이 부위를 지나는 소복재정맥(작은두렁정맥)이 오금정맥으로 합류하는 지점, 즉 소복재정맥-오금정맥 이음부에서 역류가 시작되어 혈관이 늘어나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육안으로는 파랗게 보인다는 점이 같아서, 겉모습만으로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원인과 구별하기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혈관이 아닌 다른 구조물입니다. 오금 안쪽이 볼록하게 부풀어 오르며 뻐근한 느낌이 함께 있다면 베이커낭종처럼 관절과 관련된 낭성 구조물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파란 혈관보다는 물혹에 가까운 팽창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정맥류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한 단순히 비쳐 보이는 실핏줄(망상정맥)인지, 서 있을 때 두드러지고 앉으면 줄어드는 정맥류성 변화인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정맥초음파, 어떻게 확인할까
결국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판막이 제대로 닫히는지, 역류가 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정맥초음파(듀플렉스 초음파) 검사입니다. 특히 소복재정맥은 서 있을 때와 누워 있을 때 해부학적 경로가 다르게 보일 수 있고, 오금정맥으로 합류하는 위치도 사람마다 차이가 커서, 검사는 서 있는 자세에서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탐촉자로 혈관을 압박했다가 풀었을 때 역류하는 시간을 측정해 판막 기능을 평가합니다.
역류가 확인되면 어떤 의미일까
검사에서 역류 시간이 의미 있게 길게 측정된다면, 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서 있을 때 혈액의 일부가 아래쪽으로 역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역류가 확인되었다고 해서 그 자체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역류의 정도, 증상 유무, 혈관의 굵기와 경로를 함께 봐야 치료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선택지
증상 없이 역류만 경미하게 확인되는 경우라면 경과관찰을 하며 압박스타킹 등으로 관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반면 통증이나 무거움 같은 증상이 동반되거나 역류 범위가 넓다면 치료를 고려할 수 있고, 이때는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폐쇄술, 초음파 유도 경화요법 등 여러 방법 중 혈관의 위치와 굵기, 환자의 상태에 맞춰 선택하게 됩니다.
오금 부위 치료의 한계와 주의점
다만 오금 부위는 소복재정맥과 오금정맥이 만나는 위치가 사람마다 달라 해부학적 변이가 큰 편이고, 감각신경인 비복신경이 혈관과 가까이 지나는 구간이 있어 다른 부위보다 시술 시 더 주의가 필요한 곳입니다. 이 때문에 치료 방법과 접근 위치를 정할 때 해부학적 변이를 초음파로 미리 충분히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다음 행동
무릎 뒤쪽 혈관이 비쳐 보이는 정도라면 당장 걱정할 일은 아닐 수 있지만, 통증이나 붓기가 함께 있거나 점점 두드러진다면 정맥초음파로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