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하지정맥류에 주는 도움과 한계

진료실에서 “정맥류가 있는데 운동을 열심히 하면 좋아질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걷기나 등산을 시작하면서 다리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분도 있고, 꾸준히 운동해도 저녁마다 다리가 붓고 혈관이 튀어나오는 느낌은 그대로라는 분도 있습니다. 운동이 정맥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그 도움이 어디까지인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이 정맥 순환을 돕는 원리

다리 정맥은 중력을 거슬러 피를 심장 쪽으로 올려보내야 합니다. 이때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종아리 근육입니다. 걷거나 발목을 움직이면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면서 근육 속을 지나는 정맥을 짜듯이 눌러주고, 이 힘이 혈액을 위로 밀어올립니다. 정맥 안의 판막은 밀려 올라간 혈액이 다시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종아리 근육과 판막의 조합을 근육 펌프라고 부르는데, 규칙적으로 걷는 습관이 정맥 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종아리 근육 펌프: 걸을 때 정맥에서 일어나는 일 이완기 판막 닫힘 종아리 근육(이완) 수축기 판막 열림 종아리 근육(수축) 근육 수축 근육 펌프는 판막이 정상적으로 닫힐 때 제 역할을 합니다 이미 벌어진 판막은 운동만으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운동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육 펌프가 아무리 잘 작동해도, 판막 자체가 이미 손상되어 역류가 생긴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판막이 벌어져서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근육이 밀어올린 혈액의 일부가 다시 아래로 새어 내려오는데, 이는 근육을 강화한다고 해서 되돌릴 수 있는 구조적 변화가 아닙니다. 즉 정맥류의 원인이 운동 부족 하나만은 아닐 수 있고, 운동을 열심히 해도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가 이런 상황일 수 있습니다.

정맥초음파로 확인하는 것

지금의 증상이 근육 펌프 기능 저하 때문인지, 판막 역류 때문인지는 겉으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정맥초음파 검사를 통해 어느 정맥에서 역류가 있는지,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원인을 좁혀갈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의미하는 것

역류가 경미하거나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운동 습관은 정맥 환류를 돕는 방법으로 계속 이어가도 됩니다. 반대로 역류 범위가 넓고 증상과 일치한다면, 운동만으로 증상이 충분히 좋아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증상과 검사 결과가 서로 일치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이 도움이 될까

걷기, 가벼운 조깅, 수영, 자전거처럼 발목과 종아리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은 근육 펌프를 자연스럽게 작동시켜 정맥 환류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무거운 중량을 들며 숨을 참고 복압을 높이는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같은 정적인 근력 운동은 순간적으로 정맥압을 올릴 수 있어, 증상이 있는 분이라면 강도와 방법을 조절해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의 한계

운동은 정맥 순환을 돕고 증상을 관리하는 데 의미 있는 습관이지만, 이미 벌어진 판막이나 이미 형성된 정맥류 혈관 자체를 없애는 치료법은 아닙니다. 운동으로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는 있어도, 역류의 구조적 원인은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점을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음 행동

운동을 꾸준히 하는데도 다리 무거움이나 붓기, 튀어나온 혈관이 계속된다면,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정맥초음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