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LT(레이저 정맥폐쇄술)의 원리와 알아둘 점

레이저 정맥폐쇄술이 표재정맥 역류를 차단하는 원리를 설명합니다. 대복재정맥·소복재정맥의 치료 조건, 실핏줄과의 차이, 검사와 치료의 한계를 알아보세요.

정맥초음파에서 표재정맥 역류가 확인되고 나면, 진료실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레이저로 혈관을 태운다는데, 정확히 어떻게 하는 건가요”입니다. 레이저 정맥폐쇄술(EVLT)은 이름만 들으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원리를 살펴보면 왜 이 방법이 표재정맥 역류 치료의 한 축으로 쓰이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왜 레이저로 정맥을 막을까

하지정맥류의 상당수는 다리 표면 가까이 지나는 대복재정맥이나 소복재정맥의 판막 기능이 떨어지면서, 아래로 흘러야 할 혈액 일부가 거꾸로 역류하는 현상에서 시작됩니다. 이 역류가 지속되면 정맥 내 압력이 높아지고, 그 결과로 혈관이 늘어나거나 피부 변화, 다리 무거움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치료의 목표는 역류가 발생하는 통로 자체를 막아 혈액이 더 이상 그 경로로 거꾸로 흐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EVLT는 이 통로를 막는 여러 방법 중 하나로, 정맥 안쪽에 가는 레이저 광섬유를 넣어 혈관벽에 열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모세혈관이나 그물망 정맥류에도 레이저가 필요할까

다리에 보이는 모든 혈관이 EVLT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부 바로 아래의 실핏줄이나 그물망 형태의 작은 혈관 확장은 굵은 축성 정맥의 역류와는 다른 기전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레이저 카테터를 넣을 만큼 굵은 혈관이 아니어서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겉으로 보이는 혈관이 많지 않더라도 정맥초음파에서 대복재정맥이나 소복재정맥에 의미 있는 역류가 확인되면, 겉모습과 무관하게 EVLT를 포함한 표재정맥 폐쇄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치료 방법을 정하는 기준은 눈에 보이는 혈관의 굵기가 아니라, 초음파로 확인된 역류의 위치와 범위입니다.

EVLT는 정맥 안에서 어떻게 작동할까

EVLT는 국소마취 후 초음파 유도 하에 가는 카테터를 역류가 있는 정맥 안으로 삽입하고, 그 안에서 레이저 광섬유를 통해 열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열 에너지는 정맥벽의 콜라겐 구조를 변성시켜 혈관 내벽이 서로 들러붙게 만들고, 카테터를 서서히 빼내면서 정맥을 구간별로 폐쇄해 나갑니다. 폐쇄된 정맥은 시간이 지나며 섬유화되어 점차 흡수되고, 그 안으로 흐르던 역류 혈액은 더 이상 그 경로를 지나지 않고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다른 정맥 경로로 흐르게 됩니다. 아래 그림은 이 과정을 개념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EVLT 원리 개념도 치료 전: 판막 기능 저하 역류(거꾸로 흐름) 시술 중: 레이저로 정맥벽 폐쇄 레이저 에너지 폐쇄된 구간 실제 치료 범위와 방법은 정맥초음파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술 전 정맥초음파가 하는 역할

EVLT를 계획하기 전에는 반드시 정맥초음파로 역류가 있는 정맥의 주행 경로, 직경, 심부정맥과 연결되는 지점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이 매핑 과정은 카테터를 어느 지점에서 삽입하고 어디까지 폐쇄할지를 정하는 기준이 되며, 정맥이 피부와 지나치게 가깝거나 주행이 복잡한 구간이 있는지도 이때 함께 파악합니다.

초음파 결과가 알려주는 것

검사에서 확인되는 역류 시간, 정맥의 굵기, 역류가 미치는 범위는 각각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역류가 짧은 구간에 국한되어 있는지, 아니면 사타구니 부근의 대복재정맥 기시부에서부터 종아리까지 이어지는지에 따라 치료가 필요한 범위와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역류 있음” 소견이라도 환자마다 치료 계획이 다르게 세워지는 이유입니다.

레이저 치료가 적합한 경우

정맥초음파에서 대복재정맥이나 소복재정맥 등 축성 정맥에 의미 있는 역류가 확인되고, 이로 인한 증상이나 피부 변화가 동반될 때 EVLT를 포함한 표재정맥 폐쇄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반대로 역류가 확인되더라도 증상이 없고 범위가 제한적이라면, 바로 시술로 이어지기보다 경과를 관찰하며 재평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레이저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방법들

축성 정맥 역류를 막는 방법에는 EVLT 외에도 고주파를 이용한 폐쇄술(RFA), 초음파 유도 경화요법(UGFS) 등이 있습니다. 열을 이용하는지 여부, 마취가 필요한 정도, 정맥의 굵기와 주행 형태 등에 따라 적합한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어떤 방법이 일률적으로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에서는 정맥초음파 결과와 혈관 해부학적 특징을 함께 살펴본 뒤 치료 방법을 논의합니다.

레이저 치료의 한계

EVLT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폐쇄한 정맥이 시간이 지나 다시 열리는 재개통이 발생할 수 있고, 시술 부위를 따라 일시적으로 멍이나 뻐근한 느낌이 남을 수 있습니다. 정맥이 피부에 매우 가깝게 지나가는 구간에서는 열 손상으로 인한 피부 변화 가능성을 고려해 접근 방식을 조정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또한 EVLT로 축성 정맥의 역류를 막더라도 관통정맥이나 다른 경로의 역류가 남아 있다면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음 행동

레이저 치료를 권유받았다면, 시술 이름 자체보다 정맥초음파에서 확인된 역류의 위치와 범위가 자신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의료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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