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나 심장 질환으로 아스피린이나 다른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매일 드시는 분들이 하지정맥류 시술을 앞두고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있습니다. 시술 전 아스피린 중단이 꼭 필요한지, 아니면 복용하던 약을 그대로 유지해도 되는지입니다. 결론을 먼저 단정하기보다, 왜 이 질문이 간단하지 않은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왜 복용 중인 약을 함부로 끊으면 안 될까
환자들이 아스피린이나 항혈소판제,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이유는 제각각입니다.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한 경우, 심방세동으로 뇌졸중을 예방해야 하는 경우, 과거 혈전 병력이 있는 경우, 또는 특별한 질환 없이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드시는 경우까지 배경이 다릅니다. 이 배경에 따라 시술 전 아스피린 중단이 상대적으로 수월한지, 혹은 원래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선택인지가 달라집니다.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는 같은 약이 아닙니다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같은 항혈소판제와 와파린·NOAC 계열의 항응고제는 혈액이 굳지 않게 하는 기전 자체가 다릅니다. 통증 때문에 가끔 드시는 소염진통제(NSAID)도 혈소판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또 다른 범주로 봐야 합니다. 세 가지를 뭉뚱그려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이니 다 끊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술 방식에 따라 출혈에 대한 고려가 달라집니다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 폐쇄술, 초음파 유도 경화요법처럼 혈관 안쪽에서 진행하는 최소침습 치료는 피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아 출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반면 발거술이나 결찰술처럼 혈관을 직접 꺼내는 수술적 치료는 출혈 관리를 더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같은 하지정맥류 치료라도 방법에 따라 약물 조정이 필요한 정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정 전에 확인하는 것들
진료 시에는 복용 중인 약의 종류와 용량, 복용을 시작한 이유, 처방한 진료과(심장내과·신경과 등), 그리고 계획한 치료 방법을 함께 확인합니다. 필요하다면 혈액검사로 혈소판 수나 응고 기능을 점검하고, 처방 의사와 협진해 중단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며칠 정도 중단해야 하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시술 전 아스피린 중단, 일률적인 답은 없습니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혈소판제는 최소침습 열치료나 경화요법 과정에서 유지한 채로도 진행하는 경우가 보고되어 있지만, 이것이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 때문에 약을 드시는 분이 스스로 판단해 복용을 멈추면 원래 질환이 악화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복용 중인 경우라면 짧은 기간 조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도 있습니다. 시술 전 아스피린 중단 여부는 이런 저울질을 환자별로 다시 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한계와 다음 행동
이 글은 일반적인 고려 원칙을 설명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약물 중단·유지 여부를 대신 결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복용 중인 약을 처방한 의사와 상의 없이 스스로 중단하거나 줄이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하지정맥류 치료를 계획하고 있다면 복용 중인 약물 목록(약 이름, 용량, 복용 이유)을 정리해 진료 때 함께 가져오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다음 단계입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치료 시기가 궁금하다면 진료를 통해 원인과 약물 상태를 함께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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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