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발목이 유독 차갑고 시린 느낌이 계속된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시린 발목이 하지정맥류 때문인지, 당뇨로 인한 말초신경 문제 때문인지 헷갈린다는 질문도 함께 따라옵니다. 두 가지는 원인도 다르고 확인하는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단정하기보다는 각각의 특징을 구분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린 발목을 일으킬 수 있는 몇 가지 원인
발목이나 발이 시리다는 느낌은 한 가지 원인으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정맥 쪽 문제, 즉 만성정맥기능부전으로 인한 피부·조직 변화가 원인일 수도 있고,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인한 감각 이상, 말초동맥질환(PAD)으로 인한 혈류 부족이 비슷하게 시린 느낌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세 가지는 기전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접근 방향도 달라집니다.
증상의 양상으로 구별해보는 법
정맥 문제로 인한 증상은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심해지고 다리를 올리면 다소 완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발목 안쪽 피부 갈색 착색이나 부종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양쪽 발에 비슷하게, 발끝부터 양말을 신은 듯한 감각 저하와 함께 나타나고 자세와 큰 관련 없이 지속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말초동맥질환은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파행이 동반되고, 다리를 낮추면 오히려 편해지는 정맥과는 반대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증상만으로는 구별에 한계가 있어 이 세 가지가 겹쳐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정맥초음파 등 객관적 검사로 확인하는 과정
하지웰에서는 시린 발목을 호소하는 경우 먼저 정맥초음파(duplex)로 정맥 역류 여부와 범위를 확인합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의심되면 모노필라멘트 검사나 신경전도검사가,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면 발목-상완지수(ABI) 측정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검사를 먼저 할지는 증상의 양상과 당뇨·흡연 등 위험 요인을 함께 고려해 결정합니다.
검사 결과가 의미하는 것과 치료 적응증
정맥초음파에서 역류가 확인되고 증상의 양상이 정맥성 패턴과 일치한다면 정맥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주된 원인으로 확인되면 혈당 관리와 신경계 평가가 먼저이고, ABI가 낮게 나와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면 정맥 치료보다 동맥 혈류 평가가 우선입니다. 역류가 있다고 해서 시린 증상의 전부를 정맥 문제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압박스타킹을 먼저 시도해도 될까 — 선택지와 한계
정맥 요인이 확인됐다면 압박스타킹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말초동맥질환이 함께 있다면 압박이 오히려 혈류를 더 줄일 수 있어 ABI 확인 없이 임의로 강한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당뇨병이 있는 분이라면 발 감각이 둔해져 있을 수 있어 스스로 상처나 압박 자국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시린 발목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원인을 하나로 단정하기보다 진료를 통해 정맥·신경·동맥 중 어느 쪽 문제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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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