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 다리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조금 걷다 보면 다리가 터질 듯 뻐근해지고, 걸음을 멈추고 쉬면 서서히 가라앉는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증상은 하지정맥류로 생각하고 내원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실제로는 원인이 한 가지로 좁혀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걸을 때 다리 통증, 원인이 하나가 아닙니다
보행 중 다리에 통증이나 뻐근함이 생기는 것을 흔히 ‘파행’이라고 부릅니다. 파행은 크게 세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맥의 혈액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정맥성 파행, 동맥 혈류가 부족해 생기는 동맥성 파행(말초동맥질환), 척추관 협착 등으로 신경이 눌려 생기는 신경인성 파행입니다. 세 가지는 생기는 기전이 다르고, 확인하는 검사와 접근 방법도 서로 다릅니다.
정맥성 파행은 왜 생길 수 있을까
정맥성 파행은 주로 골반정맥이나 심부정맥에 폐쇄(막힘)나 뚜렷한 역류가 있을 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걸을 때는 종아리 근육이 펌프처럼 수축하며 정맥혈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리는데, 배출로가 막혀 있으면 혈액이 다리에 고이면서 압력이 올라가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은 걷기 시작한 뒤 서서히 심해지고, 멈춰도 바로 좋아지지 않고 다리를 들어 올려야 천천히 가라앉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맥성·신경인성 파행과는 어떻게 다를까
동맥성 파행은 걷기를 멈추면 비교적 빨리 통증이 가라앉고, 다리를 낮게 두는 것이 오히려 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인성 파행은 허리를 굽히거나 앉으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고,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이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악화·완화되는 자세와 타이밍이 다르다면 원인도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객관적 검사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
증상만으로 세 가지 파행을 완전히 구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맥 문제가 의심되면 서서 시행하는 정맥초음파로 역류와 폐쇄 여부를 함께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골반정맥이나 심부정맥까지 평가하기 위해 CT나 MR 정맥촬영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동맥 문제가 함께 의심되면 발목-상완 혈압지수 같은 동맥 검사가 먼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의미하는 것
정맥초음파에서 표재정맥의 역류만 확인된다면 일반적인 하지정맥류 치료의 범위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골반정맥이나 심부정맥의 폐쇄가 함께 발견된다면, 표재정맥만 치료한다고 걸을 때 다리 통증이 충분히 좋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역류와 폐쇄는 서로 다른 문제이며, 증상과 검사 결과가 서로 일치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선택 가능한 방법
표재정맥 역류가 주된 원인이라면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폐쇄술, 경화요법 등을 환자 상태에 따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골반정맥이나 심부정맥의 폐쇄가 주된 원인으로 확인되면 스텐트 삽입 등 별도의 평가와 접근이 필요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추가 검사나 협진이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한계와 다음 행동
이 글에서 설명한 구별 기준은 참고용이며, 실제로는 증상이 겹치거나 두 가지 이상의 원인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걸을 때 다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쉬어도 잘 가라앉지 않는다면, 정맥초음파를 포함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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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