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정맥류 주변이 붉고 가려운데, 습진일까 감염일까

정맥류가 있는 다리, 특히 발목 안쪽 피부가 갑자기 가렵고 붉어지면 환자분들은 대개 두 가지 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그냥 건조해서 그런가”, 혹은 “혹시 균이 들어간 건 아닐까.” 실제로 이 두 가능성은 대응 방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겉모습만으로 넘겨짚기보다는 원인을 구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려움과 발적,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정맥 안의 혈액이 오래 정체되면서 생기는 정맥성 습진(울혈성 피부염), 압박스타킹이나 연고 성분에 대한 접촉성 피부염, 세균이 침투해 생기는 봉와직염(연조직염), 그 외 건조성 습진이나 곤충에 물린 자리까지 모두 비슷하게 시작될 수 있습니다. 진단명을 먼저 정하기보다, 각각을 가를 수 있는 특징을 하나씩 살펴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감별의 핵심은 진행 속도와 동반 증상

정맥성 습진은 보통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고, 발목 안쪽을 중심으로 갈색빛이 섞인 건조한 피부, 만성적인 가려움이 특징입니다. 반면 봉와직염은 짧은 시간 안에 경계가 비교적 뚜렷하게 번지고, 만졌을 때 열감과 통증이 뚜렷하며 발열이나 오한 같은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쪽 다리에만 국한되는지, 눌렀을 때 얼마나 아픈지, 열이 있는지를 함께 확인하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구별이 왜 중요한지는 정맥의 압력 문제와 함께 그림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정맥압 상승 부위와 피부 변화 vs 감염의 구별 정맥 역류로 정맥압 상승 호발 부위: 발목 안쪽 (내과 주변, gaiter zone) 정맥성 습진(피부염) 의심 · 서서히 진행 · 발목 안쪽 중심, 갈색빛 건조 · 만성적인 가려움 · 발열은 대개 없음 감염(봉와직염) 의심 신호 · 짧은 시간에 급격히 진행 · 경계가 뚜렷하고 빠르게 확산 · 열감·심한 압통 동반 · 발열 등 전신 증상 가능 실제 구별은 진료와 검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맥초음파는 확인의 도구입니다

정맥초음파는 이 상황에서 진단을 대신하기보다 확인의 도구로 쓰입니다. 표재정맥에 역류가 있는지, 있다면 어느 구간인지를 살펴 피부 변화가 정맥 문제와 실제로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역류가 확인되었다고 해서 피부염 자체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역류가 없다면 다른 피부질환 가능성을 더 적극적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발열, 급격한 확산, 심한 압통처럼 감염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다면 초음파보다 감염에 대한 진료가 먼저입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방법

검사 결과 표재정맥 역류가 확인되고 피부 변화가 반복되는 경우라면, 원인이 되는 정맥을 치료하는 것이 적응증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피부염의 정도, 반복 여부, 다른 원인의 배제 여부를 함께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며, 피부에 변화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시술이 자동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선택 가능한 방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피부 자체에 대해서는 보습과 국소 스테로이드 등 피부과적 관리가 우선되고, 압박치료는 정체된 혈액을 줄여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역류가 확인된 정맥 자체를 폐쇄하는 시술을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맥을 치료한다고 해서 이미 생긴 갈색 색소나 피부 질감 변화가 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정도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다음 행동

정맥류 주변의 가려움과 발적은 정맥 문제만의 신호가 아닐 수 있습니다. 증상이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갑자기 심해진다면, 특히 열감이나 발열이 함께 있다면 자가 판단으로 연고만 바르기보다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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