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제)를 복용한 뒤 다리가 붓기 시작했다면, 스테로이드 다리 부종인지 아니면 평소 앓던 정맥 문제가 겹친 것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천식, 류마티스 관절염, 피부질환 등으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또는 고용량으로 복용 중이라면 다리 부종의 원인을 스테로이드 자체로 봐야 할지, 정맥초음파가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스테로이드는 왜 다리를 붓게 만들까
스테로이드(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콩팥에서 나트륨과 수분을 재흡수하는 작용에 영향을 주어 몸 전체에 수분이 쌓이기 쉬운 상태를 만듭니다. 이 과정은 특정 혈관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적인 변화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다리 부종은 보통 양쪽 다리에서 비슷한 정도로 나타나고 발목·정강이 앞쪽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자국이 남는(압흔성)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용 용량이 높거나 복용 기간이 길수록, 다른 약물을 함께 복용 중이라면 부종이 더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다리 부종, 정맥성 부종과 어떻게 다를까
정맥성 부종은 하지정맥류나 정맥판막 역류처럼 특정 혈관의 역류·폐쇄가 원인이 되기 때문에 한쪽 다리에서 더 두드러지거나, 서 있는 시간이 길수록 심해지고 다리를 올리면 가라앉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스테로이드 다리 부종은 자세나 활동량과 큰 관계없이 양쪽에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만 두 가지가 겹쳐서 나타날 수도 있어 증상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기존에 하지정맥류가 있던 분이라면 스테로이드 복용 이후 증상이 악화된 것인지, 별개의 전신 부종이 새로 생긴 것인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감별을 위해 확인하는 것들
진료에서는 부종이 양쪽인지 한쪽인지, 하지정맥류처럼 보이는 혈관이 함께 있는지, 부종이 하루 중 언제 심해지는지, 스테로이드 복용 시작 시점과 부종이 생긴 시점이 일치하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정맥 문제가 의심되면 정맥초음파로 판막의 역류 여부와 위치를 직접 확인하고, 전신적인 원인이 의심되면 신장 기능이나 염분 섭취, 함께 복용 중인 다른 약물 등을 같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알려주는 것
정맥초음파 결과와 부종의 양상이 서로 일치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역류가 확인되고 증상의 패턴도 정맥성에 가깝다면 정맥 치료를 함께 고려할 수 있지만, 역류 없이 양쪽에서 비슷한 부종만 있다면 스테로이드 다리 부종 쪽에 무게를 두고 용량 조절이나 전신 상태 관리를 우선 검토하게 됩니다. 이 판단은 초음파 결과 하나만으로 내리지 않고 증상의 패턴, 복용 중인 약물, 기저질환을 함께 고려해 이루어집니다.
스테로이드를 복용 중이라도 정맥 치료가 가능할까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은 이유가 있는 경우 환자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정맥 역류가 확인되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스테로이드를 처방한 진료과와 협의해 복용을 유지하면서 정맥 치료 일정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 방법은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폐쇄술, 경화요법 등이 있으며 환자의 전신 상태와 복용 약물을 함께 고려해 방법을 정하게 됩니다.
한계와 다음 행동
이 글에서 설명한 구별 포인트는 일반적인 경향이며, 실제로는 양쪽 부종이면서도 정맥 문제가 함께 있는 경우처럼 예외가 존재합니다. 다리 부종을 사진이나 증상만으로 스스로 판단하기는 어렵고, 복용 중인 약물의 종류와 용량에 따라서도 양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복용 중 다리 부종이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처방 진료과와 함께 혈관 쪽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반복되면 정맥초음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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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