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대부분을 서서 보내는 분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교사, 미용사, 요리사, 판매직처럼 근무 시간의 대부분을 서서 보내는 분들이 “오래 서 있으면 하지정맥류가 생기나요”, “지금부터 뭘 조심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경우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질문에서 출발해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왜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무겁게 느껴질까
서 있는 자세에서는 종아리 근육이 충분히 움직이지 않아 정맥 속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리는 펌프 작용이 줄어듭니다. 그 결과 다리 정맥 내부의 압력이 오래 유지되고, 정맥판막은 이 압력을 반복적으로 견뎌야 하는 부담을 받습니다. 다만 오래 서 있는 것 자체가 하지정맥류의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유전적 소인, 나이, 임신 경험, 체중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며, 서서 일하는 습관은 이 중 하나의 위험 요인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피로감과 정맥 문제, 구분이 필요한 이유
퇴근 무렵 다리가 무겁고 붓는 증상은 정맥 기능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단순히 오래 서 있어 생기는 근육 피로나 중력에 의한 일시적 부종일 수도 있습니다. 아침에는 가볍다가 저녁으로 갈수록 심해지는 패턴인지, 양쪽 다리에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아니면 한쪽이 두드러지는지, 눈에 보이는 혈관 확장이 함께 있는지가 감별의 실마리가 됩니다. 증상만으로 정맥 문제인지 아닌지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맥초음파로 확인하는 것
증상이 반복되거나 다리 안쪽으로 튀어나온 혈관이 함께 보인다면 정맥초음파를 통해 판막의 역류 여부와 위치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검사는 서 있는 자세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 있을 때의 정맥 압력이 실제 생활 조건과 가깝게 재현되기 때문입니다. 검사에서 역류가 확인되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시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증상의 정도와 역류가 나타나는 범위를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종아리 근육 펌프, 어떻게 작동할까
서서 일할 때 다리 정맥에 부담이 쌓이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종아리 근육과 정맥판막이 함께 만드는 펌프 작용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면 그 안에 있는 정맥이 눌리면서 혈액이 위쪽으로 밀려 올라가고, 판막은 혈액이 다시 아래로 역류하지 않도록 한 방향으로만 열립니다. 걷거나 발목을 움직이면 이 펌프가 반복적으로 작동하지만, 가만히 서 있기만 하면 펌프 작용이 줄어들어 정맥 안에 혈액이 오래 머무르게 됩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생활습관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경우
검사에서 뚜렷한 역류 없이 단순히 오래 서 있어 생기는 피로성 증상이라면, 중간중간 걷거나 발목을 움직여 종아리 근육을 사용하는 것, 앉거나 누울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는 것, 필요한 경우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검사에서 의미 있는 역류가 확인되고 증상이 반복되거나 피부색 변화 같은 소견이 함께 있다면 레이저나 초음파 유도 경화요법 등 치료를 함께 논의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생활습관 관리는 이미 진행된 하지정맥류를 되돌리는 방법은 아니고, 증상을 줄이고 정맥에 걸리는 부담을 낮추는 목적에 가깝습니다.
다음 행동
서서 일하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다리가 무겁고 붓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정맥초음파로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