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정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분들이 종종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정맥류인데 왜 흉부외과에서 진료하나요?” 피부에 보이는 혈관 문제이니 피부과나 정형외과를 먼저 떠올리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진료과 이름만 보고 다소 낯설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하지정맥류가 어떤 종류의 질환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맥계 전체를 보는 관점이 필요한 이유
하지정맥류는 피부의 문제가 아니라 정맥 내부의 판막 기능과 혈류 방향에 관한 질환입니다. 표재정맥에서 역류가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정맥계의 해부학적 구조와 혈역학, 즉 혈액이 어떤 경로와 압력으로 이동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심장과 대혈관, 말초혈관을 포함한 순환계 전반을 다루는 전문 분야로, 수련 과정에서 정맥과 동맥의 생리와 혈류 역학을 폭넓게 다룹니다.
다른 원인과의 감별이 먼저입니다
물론 정맥류 진료가 반드시 한 진료과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흉부외과 외에도 다양한 배경의 의료진이 정맥질환을 진료합니다. 다만 진료 전 감별이 중요한 이유는, 다리에 나타나는 증상이 모두 정맥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근골격계 문제, 림프부종, 말초동맥질환 등 다른 원인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어, 이를 구분하는 과정이 진료의 앞부분을 차지합니다.
정맥초음파로 객관적으로 확인합니다
감별과 진단의 핵심은 정맥초음파 검사입니다. 문진과 신체 진찰만으로는 역류의 위치나 범위를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선 자세에서 시행하는 정맥초음파를 통해 표재정맥과 관통정맥, 심부정맥 각각의 역류 여부와 지속 시간을 객관적으로 확인합니다.
검사 결과가 뜻하는 것
이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혈역학에 대한 이해가 다시 중요해집니다. 같은 역류 소견이라도 어느 혈관에서, 얼마나 오래 나타나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역류가 확인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심각한 상태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증상과 검사 결과가 서로 일치하는지를 함께 살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치료가 필요하다면 – 선택 가능한 방법들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폐쇄술, 초음파 유도 경화요법 등 여러 방법 중에서 환자의 혈관 해부와 전신 상태에 맞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어떤 방법이 항상 더 낫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혈관의 굵기와 주행 경로, 마취 필요성, 환자가 감수할 수 있는 회복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합니다. 같은 진단명이라도 환자마다 혈관 해부가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방법만을 고집하기보다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고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전문 분야가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문 분야가 진료의 정확성을 보장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닙니다. 정맥질환 외에 다른 혈관계 질환이나 전신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관련 진료과와 협의가 필요할 수 있으며, 어떤 치료를 선택하더라도 치료 후 재개통이나 새로운 역류가 생길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리 혈관과 관련된 증상이 반복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진료를 통해 증상의 원인과 검사 결과를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