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치료법 선택은 혈관 구조와 증상 평가에서 시작됩니다. 정맥의 굵기·깊이·굴곡과 이전 치료 이력이 시술 방법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세요.
진료실에서 하지정맥류 치료를 앞둔 환자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레이저가 좋아요, 고주파가 좋아요, 아니면 베나실이라는 게 요즘 좋다던데 그걸로 해주세요.” 인터넷과 주변 후기를 통해 시술 이름부터 먼저 접하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진료 과정에서 먼저 확인하는 것은 시술 이름이 아니라, 그 환자의 혈관이 어떤 상태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치료법 이름보다 먼저 봐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순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시술 이름보다 먼저 확인하는 것들
같은 하지정맥류라는 진단명 안에도 혈관의 상태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역류가 있는 정맥의 굵기와 깊이, 혈관이 얼마나 구불구불한지(굴곡), 역류가 시작되는 지점과 끝나는 지점, 그리고 과거에 이미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지가 먼저 확인해야 할 요소입니다. 여기에 더해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지, 다른 만성질환이 있는지도 함께 고려됩니다. 이 조합에 따라 어떤 방법이 적용 가능한지 범위가 좁혀지고, 그 범위 안에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특정 시술명을 정해두고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아 보여도 다른 상황들
예를 들어 혈관 직경이 비슷해 보여도 혈관이 피부와 가까운 얕은 위치에 있는지, 깊은 곳에 있는지에 따라 열을 이용하는 방법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 한 번 치료받은 혈관이 재개통된 경우와, 처음 치료하는 혈관은 검사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 다릅니다. 굴곡이 심한 혈관은 카테터를 이용하는 방법 자체가 물리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어, 이런 경우 다른 접근이 논의되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정맥류의 크기만으로는 이런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정맥초음파가 알려주는 것
이 차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도구가 정맥초음파입니다. 서서 검사하면서 역류의 위치, 방향, 지속 시간, 혈관의 굵기와 깊이, 굴곡 정도를 함께 살펴봅니다. 검사 결과는 단순히 “역류가 있다·없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혈관이 어떤 형태로 문제를 보이는지에 대한 지도를 그리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검사 결과가 갖는 의미
초음파에서 확인된 혈관의 굵기, 깊이, 굴곡, 역류 구간은 각각의 치료 방법이 요구하는 조건과 맞춰봐야 의미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특정 방법은 특정 범위의 직경에서 주로 사용되고, 굴곡이 심한 구간에서는 카테터 진입 자체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즉 같은 검사 결과라도 “치료가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바로 이어지기보다, “어떤 방법을 검토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 검토되는가
레이저(EVLT)나 고주파(RFA) 같은 열을 이용한 폐쇄술, 사이아노아크릴레이트를 이용한 비열 치료, 초음파 유도 경화요법(UGFS), 그리고 국소정맥절제술이나 발거술 같은 수술적 방법은 각각 열 사용 여부, 마취가 필요한 범위, 적용 가능한 혈관의 형태, 회복 과정에서 챙겨야 할 부분이 다릅니다. 두 방법 모두 정맥 역류 치료에 사용될 수 있지만, 어떤 조합이 더 적절한지는 앞서 확인한 혈관 상태와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나의 방법이 다른 방법보다 일괄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하기보다는, 이 환자의 혈관 조건에 어떤 방법이 부합하는지를 살펴보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모든 방법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한계는 존재합니다. 치료 후에도 재개통이 되거나 다른 경로에서 새로운 역류가 생길 가능성이 있고, 회복 속도나 통증의 정도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굴곡이나 깊이 때문에 처음 계획한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 시술 중 접근 방식이 조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가능성을 미리 설명드리는 것도 진료 과정의 일부입니다.
다음 행동
시술 이름을 먼저 정해두고 병원을 찾기보다는, 정맥초음파로 본인의 혈관 상태를 먼저 확인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방법이 검토 가능한지 상담을 통해 판단하는 순서가 더 안전합니다. 다리 정맥류 증상이 지속되거나 치료 방법이 고민되신다면 의료진 진료를 통해 본인의 혈관 상태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