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후 혈관이 딱딱하게 만져지는 섬유화 과정과 염증·혈전 소견을 설명합니다. 정맥초음파의 역할, 회복의 개인차와 다시 진료받아야 할 증상을 확인하세요.
하지정맥류로 레이저나 고주파, 경화요법 치료를 받은 뒤 며칠에서 몇 주가 지나 치료했던 정맥 자리를 만져보면 이전에 없던 단단한 줄이나 결절이 만져진다며 다시 문의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붉게 부어 있지는 않은데 피부 아래로 딱딱한 선이 만져지니 “이게 잘못된 건가요, 염증인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치료된 정맥은 왜 딱딱해질까
레이저(EVLT)나 고주파(RFA), 경화요법은 모두 열이나 약물로 정맥벽을 손상시켜 그 정맥으로 피가 더 이상 흐르지 않도록 폐쇄하는 방식입니다. 폐쇄된 정맥은 몸에서 즉시 사라지지 않고, 시간을 두고 섬유화되며 점차 흡수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섬유화 과정에서 정맥이 있던 자리가 가느다란 끈처럼 단단하게 만져질 수 있으며, 이는 치료가 의도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모든 단단함이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만져지는 단단함이 모두 같은 상태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감별이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로는 표재혈전정맥염처럼 해당 부위에 통증·발적·열감이 함께 나타나는 반응성 염증, 그리고 폐쇄된 정맥의 혈전이 심부정맥과 만나는 경계까지 확장되는 경우(EHIT)가 있습니다. 후자는 흔하지는 않지만 확인이 필요한 소견이어서, 만져서 느껴지는 감각만으로 구분하기보다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합니다. 단단함이 나타나는 시기도 사람마다 달라서, 시술 직후보다 1~2주 뒤에 더 뚜렷하게 만져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정맥초음파로 확인하는 이유
단단하게 만져지는 부위가 단순 섬유화 과정인지, 혈전이 어느 범위까지 있는지는 정맥초음파로 확인합니다. 초음파에서는 폐쇄된 정맥의 위치와 길이, 혈전의 진행 정도, 심부정맥과 만나는 접합부 근처까지 혈전이 닿아 있는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촉진 소견만으로 이 범위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접합부 주변은 육안이나 손끝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부위라, 증상이 없더라도 시술 후 한 차례 초음파로 경과를 확인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다음이 달라집니다
초음파에서 폐쇄된 정맥 내에 국한된 단순 섬유화·흡수 과정으로 확인되면 특별한 처치 없이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이 동반되면 냉찜질이나 소염진통제 같은 보존적 방법을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혈전이 심부정맥 경계 가까이 진행된 소견이 있다면, 그 정도에 따라 관찰을 이어갈지 항응고제 사용을 고려할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판단은 초음파 소견과 증상을 함께 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알아두어야 할 한계
단단하게 만져지는 부분이 완전히 부드러워지기까지는 개인차가 있어 몇 주에서 몇 달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결절이 같은 속도로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 없고, 드물게는 오래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 자체가 치료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의 변화가 있다면 그때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엔 다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단단함과 함께 통증이 심해지거나, 해당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거나, 다리 전체가 갑자기 붓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자연스러운 경과로만 보기보다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특별한 증상 없이 단단한 선만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면, 증상이 반복되거나 걱정되는 변화가 있을 때 진료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