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하지정맥류, 실제로 관련이 있을까
진료실에서 흡연 하지정맥류 사이의 관계를 묻는 환자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하루 한 갑 가까이 담배를 피우는데 최근 들어 종아리에 핏줄이 비치고 저녁이 되면 다리가 묵직하게 느껴진다면서, 담배가 다리 혈액순환을 나쁘게 만든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식입니다.
니코틴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관 평활근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흡연은 말초동맥의 혈류를 줄이고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떨어뜨려 동맥경화증이나 말초동맥질환의 위험 요인으로는 비교적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 즉 표재정맥 역류의 주된 기전은 정맥 벽과 판막의 구조적 약화이며, 흡연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동맥 질환만큼 뚜렷하게 증명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진료에서는 증상만으로 흡연이 원인인지, 하지정맥류가 원인인지, 혹은 말초동맥질환이 함께 있는지를 먼저 구분합니다. 걸을 때 다리가 아프다가 쉬면 좋아지는 파행 양상인지, 가만히 있어도 저녁마다 무겁고 붓는 정맥성 양상인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흡연력이 길고 다리가 차갑거나 맥박이 약하게 느껴지는 경우라면 정맥보다 동맥 쪽 평가를 더 우선해야 할 수도 있어, 문진 단계에서 흡연량과 기간,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걸을 때인지 서 있을 때인지)을 함께 확인합니다.
정맥은 다리 근육의 펌프 작용과 판막의 역류 방지 기능으로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립니다. 니코틴에 의한 혈관 수축은 주로 동맥 쪽 긴장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맥 판막이 이미 약해져 있는 경우라면 흡연 여부와 무관하게 역류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즉 흡연 하지정맥류가 서로 완전히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담배가 정맥 판막을 직접 손상시킨다는 근거보다는 전반적인 혈관 건강을 떨어뜨리는 보조적 요인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정맥초음파로 확인하는 감별 포인트
정확한 원인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서서 시행하는 정맥 도플러 초음파로 대복재정맥, 소복재정맥 등 표재정맥의 역류 여부와 범위를 확인합니다. 흡연 기간이 길거나 걸을 때 통증이 동반된다면 발목-상완지수 등으로 동맥 혈류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초음파에서 역류가 확인된다면 하지정맥류로 인한 증상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역류가 없다면 흡연과 관련된 말초 순환 저하나 다른 원인을 더 적극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두 가지가 함께 확인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며, 이때는 어느 쪽 비중이 더 큰지에 따라 치료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아닌 경우
역류와 증상이 함께 확인되면 치료 적응증을 검토하게 되며, 레이저·고주파를 이용한 정맥폐쇄술이나 초음파 유도 경화요법 등 환자 상태에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역류 없이 흡연으로 인한 말초 순환 문제가 의심된다면 정맥 치료보다는 금연과 전신 혈관 건강 관리가 먼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흡연 하지정맥류의 관계를 다룬 연구들은 동맥 질환 연구에 비해 수가 적고 결과도 일관되지 않아, 금연이 기존 정맥류 증상을 뚜렷하게 개선시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증상과 검사 결과가 서로 일치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담배를 피우면서 다리 혈관이 비치거나 무거운 증상이 계속된다면, 원인을 혼자 판단하기보다 정맥초음파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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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