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앉아 있는 습관도 정맥 건강에 영향을 줄까

사무직으로 하루 8시간 이상 앉아서 근무하시는 분들 중에 “오래 앉아있는 습관도 정맥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을 단정하기보다는, 다리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가는 원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앉아있을 때 다리 정맥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다리 정맥의 혈액은 중력을 거슬러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종아리 근육입니다. 걷거나 발목을 움직이면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면서 그 안의 정맥을 눌러주고, 정맥 판막이 역류를 막아주는 동안 혈액이 심장 쪽으로 밀려 올라갑니다. 이를 종아리 근육 펌프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오래 앉아있으면 종아리 근육이 거의 움직이지 않아 이 펌프 작용이 줄어들고, 정맥 안에 혈액이 상대적으로 오래 머무를 수 있습니다.

오래 앉아있을 때 걸을 때(종아리 근육 수축) 정맥 정맥 근육이 쉬면서 정맥 혈류가 정체되기 쉬움 근육 수축이 정맥을 눌러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줌

자세와 습관도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

의자 높이나 앉는 자세도 함께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무릎 뒤쪽이 의자 모서리에 눌리는 자세, 다리를 꼬고 오래 앉는 습관은 정맥뿐 아니라 그 주변 혈류와 신경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함께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 불편함, 모두 정맥 때문은 아니다

다만 오래 앉아 있을 때 느껴지는 다리 불편함이 모두 정맥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서 생기는 근골격계 긴장, 무릎 뒤쪽이 눌리는 자세성 압박, 허리에서 시작되는 방사통 등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장시간 비행이나 장거리 이동처럼 매우 오랜 시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은 종아리 근육 펌프 저하 외에 심부정맥혈전증 위험과도 관련될 수 있어, 일상적인 사무직 착석과는 구분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다리가 무겁거나 저리다고 곧바로 하지정맥류로 연결짓기보다는,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과 위치, 실제로 정맥류처럼 보이는 혈관이 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맥초음파로 확인하는 것

이러한 감별을 위해 활용하는 검사가 정맥초음파입니다. 서 있는 자세에서 대복재정맥·소복재정맥 등 주요 정맥의 역류 여부와 지속 시간을 측정하여, 실제로 정맥 판막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역류가 확인된다면

검사에서 의미 있는 역류가 확인된다면, 오래 앉아있는 습관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역류 소견 자체가 반드시 앉아있는 습관 때문에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혈관 해부학적 특성이나 가족력 등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지는 역류 소견과 함께 증상의 정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합니다.

상황별로 다른 관리 방법

정맥초음파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일어나 걷거나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여 종아리 근육을 활성화하는 것, 앉아있는 동안 다리를 꼬지 않는 것, 필요하면 의료진과 상의하여 압박스타킹을 활용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의미 있는 역류가 확인된 경우에는 생활습관 조절과 함께 레이저나 초음파 유도 경화요법 등 정맥 폐쇄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관리의 한계

다만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이미 발생한 정맥 판막의 구조적인 역류가 저절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습관 교정은 증상 악화를 늦추거나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조적인 방법이며, 판막 자체의 기능 이상을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다음 행동

오래 앉아 일하시면서 다리가 자주 무겁거나 저녁마다 붓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정맥초음파를 통해 실제 정맥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상협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하지웰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 원장 / 주요 진료분야: 하지정맥류·만성정맥질환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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